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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로 살며 후회한 순간들 (혼자, 일, 회의감)

by rotary8520 2025.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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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후회

 

디지털노마드. 자유롭고 유연한 삶의 상징처럼 들리지만, 실제 그 안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감정의 파도가 숨어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노트북 하나에 의지해 다양한 도시를 떠돌며 일하고 살아온 나 역시, 수많은 빛과 그림자를 겪어왔습니다. 이 글은 디지털노마드로 살며 내가 진심으로 후회했던 순간들에 대한 고백이자, 그 시간을 지나오며 얻은 통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 디지털노마드를 꿈꾸거나, 막 그 길을 걷고 있는 당신에게 진짜 현실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혼자가 된다는 건 생각보다 무거운 일

디지털노마드를 처음 시작했을 때 가장 설렜던 것은 ‘자유’였습니다.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일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매력적인 일이었죠. 그런데 막상 그 삶이 시작되고 나니, 처음으로 맞닥뜨린 건 '고독'이었습니다. 서울에서 첫 도시인 치앙마이로 갔을 때, 모든 것이 새로웠습니다. 낮에는 카페에서 일하고, 저녁엔 현지 시장에서 식사를 해결했습니다. 처음엔 너무 재미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말 한마디 나누지 않은 하루를 보내는 날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외로움이 스며드는 방식은 참 은근합니다. 누군가와 아무 대화 없이 하루를 마무리할 때, 마음 한구석이 텅 빈 느낌. 그럴 땐 ‘혼자 떠난 걸 후회한다’는 생각이 마음 깊이 들어왔습니다. 누군가와의 연결, 함께하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뒤늦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디지털노마드의 자유는 외로움이라는 대가와 함께였고, 그걸 모르고 떠났던 나 자신이 조금은 무모하게 느껴졌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일만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여행하며 일한다'는 개념이 너무 좋았습니다. 일주일은 해변 근처에서, 그다음은 산속 마을에서. 그렇게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일도 병행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생각보다 일은 많았고, 인터넷 속도나 환경이 좋지 않아 작업이 밀리는 날도 많았습니다. 그렇게 되니 여행은 뒷전이 되었고, 나는 다시 노트북 앞에 붙박이처럼 앉아 하루 종일 일에만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왜 나는 또 일만 하고 있지?’라는 자책이 밀려왔고, 여행지에서조차 일로 스트레스를 받는 내 모습에 혼란스러웠습니다. 장소만 바뀌었을 뿐, 삶의 구조는 여전히 과거 회사원 시절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이 씁쓸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짧은 여행을 몇 번 다녀오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디지털노마드는 시간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지만, 반대로 일과 삶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에는 쉽게 균형을 잃습니다. 이 균형을 초반에 잘 잡지 못한 것이 지금도 가장 후회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회의감

디지털노마드 생활을 6개월쯤 했을 때부터 ‘이게 맞는 걸까’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하루하루가 비슷했고, 이동은 많았지만 어느새 설렘보다는 피로가 앞섰습니다. 매번 새로운 도시로 옮겨 다니다 보니 루틴을 만들기도 어렵고, 인간관계도 단편적으로 흘러갔습니다. 가끔은 내가 ‘도망치듯’ 이곳저곳을 떠도는 건 아닐까 하는 자책도 들었습니다. 특히 주변 친구들이 안정적인 커리어를 쌓고, 결혼하고, 자리를 잡아가는 걸 보면서 비교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뭐 하고 있지? 어디를 향해 가고 있지? 목적지 없는 여행을 반복하는 듯한 느낌. 그 감정은 밤이 깊어질수록 더 무겁게 가슴을 눌렀습니다. 자유로운 삶을 선택했지만, 방향성을 잃은 자유는 때로 방황으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그때만큼은 정말 이 삶을 후회했습니다. 무언가에 미친 듯이 집중하고 싶은데, 그게 뭔지 모르겠다는 답답함이 컸습니다. 그 순간이 아마 디지털노마드로 살며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기였고, 진심으로 ‘다시 돌아갈까’를 고민했던 시간입니다.

 

지금도 가끔 그때를 떠올립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후회는 했지만, 그 선택이 틀린 건 아니었다고. 디지털노마드는 완벽한 삶이 아닙니다. 때로는 외롭고, 불확실하며,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도 모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얻은 경험, 통찰, 성장, 그리고 삶에 대한 태도는 어느 직장에서도 얻을 수 없는 값진 것들이었습니다. 만약 당신이 지금 같은 길을 고민하고 있다면, '후회하지 않는 선택'은 없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중요한 건 그 선택을 통해 무엇을 배우느냐입니다. 나의 후회는, 결국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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