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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하나로 1년의 기록 (태국, 국가, 태도)

by rotary8520 2025.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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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태국

 

정해진 사무실 없이, 노트북 하나로 전 세계를 여행하며 일하는 삶. 언뜻 보면 꿈만 같은 이야기지만, 실제로 나는 지난 1년간 그 삶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퇴사 후 시작된 디지털노마드 여정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방식과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노마드로서 1년간 직접 살아보며 느낀 현실, 일하는 방식의 변화,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한 진짜 자유에 대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노트북 하나’로 가능한 삶을 궁금해하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 선택한 도시는 왜 태국이었을까?

디지털노마드로서의 첫걸음을 어디서 시작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치안, 물가, 인터넷 환경, 비자 문제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한 끝에, 태국 치앙마이를 첫 도시로 선택했습니다. 그 선택은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치앙마이는 전 세계 디지털노마드들의 성지라 불릴 만큼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었고, 영어가 어느 정도 통하는 점도 적응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다양한 국적의 노마드들과 교류할 수 있는 코워킹스페이스가 도시 곳곳에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낯선 사람과의 협업’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면서, 일의 방식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노트북 하나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었습니다. 글쓰기, 콘텐츠 기획, SNS 운영, 번역, 간단한 디자인 작업까지 가능했고, 프리랜서 플랫폼을 통해 안정적으로 프로젝트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하루 4~6시간 정도만 집중해서 일하면 나머지 시간은 온전히 나만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의 자유’를 제대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태국에서의 첫 3개월은 단순한 여행이 아닌, 일과 삶의 균형을 스스로 디자인한 첫 경험이자, 디지털노마드로서의 가능성을 확신하게 만든 시기였습니다.

베트남, 포르투갈, 조지아… 국가가 바뀌면 삶도 바뀐다

태국 이후 나는 베트남 다낭으로 이동했습니다. 물가가 저렴하고, 한국과 가까워 심리적인 거리도 적었습니다. 다낭에서는 해변 근처의 저렴한 아파트를 렌트했고, 매일 아침 바닷가 산책 후 근처 카페에서 일하는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이 루틴 덕분에 더 집중력이 높아졌고, 프로젝트 만족도도 훨씬 향상됐습니다. 다낭은 교통이 편리하고 음식도 입에 잘 맞아 장기 체류에 최적화된 도시였습니다. 여름이 다가오자 유럽으로 향했습니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는 카페와 코워킹스페이스를 오가며 일했습니다. 유럽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프랑스·스페인으로 단기 여행도 다녔습니다. 리스본은 생각보다 물가가 높았지만, 체류의 질은 확실히 높았습니다. 유럽에서의 경험은 나에게 ‘노마드 라이프의 고급화’를 처음으로 가능하게 해 주었습니다. 가을엔 조지아 트빌리시로 이동했습니다. 이곳은 노마드 비자를 제공할 정도로 디지털노마드 친화적인 도시였습니다. 물가는 매우 저렴하고, 거주 환경도 깔끔했으며, 한적한 분위기에서 집중하기에 최적이었습니다. 조지아는 예상외로 음식이 맛있었고, 와이파이 속도도 매우 빨라 업무에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도시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삶의 리듬이 생기고, 그 리듬 속에서 나만의 ‘노마드 루틴’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인생의 새로운 재미가 되었습니다.

자유와 불안 사이에서 선택한 삶의 태도

노트북 하나로 세계를 떠도는 삶은 분명 자유롭지만, 동시에 불확실성도 큽니다. 언제든 일이 끊길 수 있고, 인터넷 환경이 불안정하면 업무에 지장을 줄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도전은 ‘혼자’라는 점이었습니다. 낯선 도시에서 혼자 적응하고, 혼자 일하며, 혼자 시간을 보내야 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외로움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그 고독을 견디는 힘이 생기면서 나 자신과의 대화도 깊어졌고, 삶의 우선순위가 명확해졌습니다. 나는 매일 아침 하루 목표를 정리하고, 오후에는 일을 끝내고 현지 문화를 체험하는 식의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이 루틴 덕분에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일관된 삶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예상치 못한 문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도 자연스럽게 키워졌습니다. 예를 들어, 급하게 숙소를 옮겨야 하거나, 환율 급등으로 예산 조정이 필요할 때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디지털노마드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며 살아가는 방식’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돈에 대한 관점입니다. 회사에 다닐 때는 ‘고정 급여’가 당연했지만, 지금은 프로젝트 단위의 수익 구조에 익숙해졌습니다. 처음에는 수입이 줄어 불안했지만, 점차 다양한 수익원을 만들면서 더 유연하고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특히 블로그, 전자책, 온라인 강의 등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수익 모델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한 수익을 만들어주는 핵심이었습니다.

 

1년 전, 나는 단지 자유로운 삶을 동경하며 노트북 하나 들고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단순한 여행자가 아니라, 나만의 방식으로 일하고 살아가는 독립된 삶의 주체가 되었습니다. 디지털노마드는 완벽한 삶이 아닙니다. 때로는 불편하고 외롭고, 불안한 날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어떤 환경에서 가장 나답게 살 수 있는지를 계속 탐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삶은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앞으로도 나는 노트북 하나와 함께 세계를 여행하며 일할 것입니다. 아직 가보지 못한 도시가 많고, 만나야 할 사람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만약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디지털노마드를 꿈꾸고 있다면, 완벽한 준비보다 ‘일단 떠나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떠나는 순간, 새로운 삶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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